[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의 차기 인공지능(AI) 반도체 ‘블랙웰’이 이전 세대 제품보다 4배 가까운 열을 방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존 공기를 이용한 ‘공랭’ 방식보다 냉각 효율을 높이는 ‘액침냉각’ 기술이 더 주목받을 전망이다.SK텔레콤, 삼성물산 등 액침냉각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은 2026년 14조4천억 원 규모로 커질 관련 시장 공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1일 AI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GB200)’의 열 방출량이 크게 늘어난다.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블랙웰의 열설계전력(TDP)이 이전 세대(700W)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2700와트(W)에 달한다고 밝혔다.TDP는 반도체 장치의 발열을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블랙웰의 TDP가 4배 높다는 것은 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4배 가량 뛰어난 냉각 성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데이터센터(IDC) 전기의 약 40%를 냉각에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더 높은 열을 냉각하기 위해서는 전력소모가 더 늘어나고, 전기요금도 덩달아 큰 폭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은 기존 공랭 방식이 아닌 서버를 직접 냉각유에 넣어 온도를 조절하는 액침냉각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냉각유는 공기보다 열 전도율이 25배 이상 높고, 열 제어를 위한 전력 효율이 기존 공랭식에 비해 50% 이상 높다.
세계 액침냉각 시장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투자사 골드만삭스는 액침냉각 시장이 오는 2026년 14조4천억 원, 2040년엔 41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기업과 협력을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축사업본부 데이터센터팀은 지난 2월 국내 냉각기술 전문기업인 데이터빈과 협력을 발표했다.삼성물산은 데이터빈과 협력을 통해 국산 기술로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결과를 확보하면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국내외 액침냉각 특허기술 출원도 진행 중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도 액침냉각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6월 두 회사는 각사의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액침냉각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액침냉각 수요가 늘어나자, 이에 대응해 자사 반도체 냉각 기술 검증에 나선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액침 냉각 시 반도체 호환성 테스트와 기능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