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7 13:39

독성물질 유출에 3M 공장 라인 무기한 가동 중지, 환경 규제 세진다

  • 엔바이로텍코리아 오래 전 2025.01.1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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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냉각수의 일종인 '쿨런트(Coolant)' 전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다국적기업 3M의 벨기에 공장 일부 라인이 환경 규제로 무기한 폐쇄됐다. 

지난달 8일 3M은 벨기에 정부에 항소했지만, 정부는 이를 기각하고 쿨런트에 사용되는 합성 화학물질인 PFAS(과불화화합물) 9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환경 기준을 높였다. 벨기에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PFAS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3M은 제조공정 개선을 위해 벨기에와 미국에 각각 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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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기업 3M의 벨기에 플랑드르주 즈빈드레비치 공장/브뤼셀타임즈
 

벨기에 정부가 규제하는 PFAS(과불화화합물)은 반도체 제조공정에 필수적인 냉각수의 일종인 쿨런트의 주재료다. 쿨런트가 없으면 반도체 회로 패턴을 만들 때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공정을 진행할 수 없다.

열이나 물, 기름, 부식에 강해 1940년대 이후 일용 소비재에도 두루 쓰이고 있지만, 자연환경에서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면역체계 약화, 태아 체중 감소, 일부 암 유발 위험 증가를 일으키는 등 인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독성물질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PFAS에 대한 유해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규제가 시작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28개 주 이상에서 관련 법령을 정비했고,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업체는 햄버거 포장재에서 PFAS를 퇴출하기로 했다. 

 

벨기에 ‘3M 오염 스캔들’... 결국 혐의 인정했다

지난해 11월 벨기에 국회 조사위원회는 벨기에 플랑드르주 즈빈드레비치(Zwijndrecht)에 위치한 3M 공장에서 배출된 PCAF가 토양을 오염시켰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6월부터 환경, 법률, 기타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0차례 청문회를 거쳐 발표된 최종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즈빈드레비치 공장 약 2마일 이내에 거주하는 성인 및 청소년 59%의 체내에서 PFAS의 한 종류인 과불화옥탄술폰산이 발견됐다. 조사위원회는 “3M 공장 인근 토양이 오염되면서 인체 내 독성물질이 쌓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벨기에 정부는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계란은 섭취하지 말라는 경고까지 했다. 벨기에 현지에서는 이번 사태를 ‘3M 오염 스캔들’로 부르고 있다. 

조사위원회가 조사하는 기간인 지난해 9월, 3M은 설비 개선에 약 1억2500만유로(약 1684억)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염된 토지를 개조하고, 토질 조사를 통해 사전 예방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또 폐수 처리 시스템, 공정 변경 및 대기 오염물질 저감 장치를 달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러나 벨기에 환경부는 3M에 모든 형태의 PFAS 배출을 금지하라는 안전조치를 내렸다. 사실상 공장 가동 중지 조치를 내린 것이다. 이후 PCAF 배출 규정을 0.1µg/l로 강화하기도 했다. 3M은 이에 지난달 8일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지난달 30일에는 더 진전된 조사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현지 연구위원회는 “즈빈드레비치 지역의 광범위한 PFAS 오염의 책임은 3M에 있다"며 3M이 모든 피해를 보상하고 지역의 오염된 토양과 지하수 등의 정화 비용도 대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발표 이틀 뒤 3M은 “당국의 판단을 받아들이고 관련 당국의 감독 아래 토양 정화에 필요한 초기 비용 추정치인 1억5000만유로(약 2013억)를 부담하고, 조정된 금액도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또 “피해 농민을 지원하기 위해 보상 절차 수립을 마쳤고 조만간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도 계속 불거진 논란... 소송전 계속

사실 3M사의 PFAS 배출 논란은 벨기에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3M은 미국 테네시주와 앨라배마주에서도 PFAS가 수로를 오염시켰다며 재판에 회부되기도 했다. 3M은 합의금으로 9840만달러(약 1214억)를 지불하고, 향후 오염된 테네시강을 복구하고 음용수에서 PFAS를 제거하기 위한 비용도 대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일리노이 주에서 또 소송을 당했다. 일리노이주 법무장관은 “3M 공장이 제조하는 PFAS는 미시시피 강으로 직접 배출됐고, 폐수처리 공장에서 PFAS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코도바 공장 주변 지표수, 지하수, 식수, 습지, 토양, 공기에 심각한 오염을 초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1960년대부터 PFAS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묵인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3M은 "지난 50년간 3M은 PFAS가 함유된 제품을 취급하면서 제조에 책임을 다했다"면서 "1억7000만달러(약 2098억)를 투자해 종합 정수 시스템을 설치했고, 커뮤니티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며 반박했다. 만약 3M의 오염 책임이 인정될 경우 최대 5만달러(약 6172만원)의 벌금을 물 수 있으며, 매일 1만달러(약 1234만원)가 부과될 수 있다.

미네소타주에서도 환경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3M은 미네소타주에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다. 수질 개선과 물 사용량 감소를 위해 1억6500만달러(약 2037억)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계속된 PFAS 관련 논란에 3M은 지속가능성 전략에 ‘PFAS 스튜어드십’을 도입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3M은 PFAS 교정 조치를 위해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며 지표면 유출 및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을 감소하기 위해 격납 구역에 라이너를 설치하고, 캡핑을 설치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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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와 앨라배마주에 설치한 격납장치/3M 홈페이지
또 지하수에서 PFAS를 추출하기 위해 지하수 펌핑을 통해 저감 장치를 가동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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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에서 PFAS를 거르기 위한 장치들/3M 홈페이지

PFAS 관련 의혹에 대한 보도자료는 따로 모아 공개하기도 한다. 3M은 “2024년까지 공장이 위치한 지역 전역에 첨단 정수처리공정을 설치하고, 202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M의 PFAS 배출량을 95% 이상 감소하고 2030년에는 99%까지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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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MPACT ON(임팩트온)(http://www.impact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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