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요 수요처들의 ‘선구매 효과’에 힘입어 D램 가격을 전격 인상하며, 반도체 호황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메모리 가격 회복세는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의 출하량 감축과 성장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노팡 보인다.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 전 ‘반짝 사재기’가 사라지면, 하반기부터 메모리 가격이 다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21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온 ‘반도체 봄’에 올해 2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SK하이닉스는 5월 들어 소비자용 D램 가격을 12% 인상했고, 삼성전자는 DDR5와 구형 제품인 DDR4의 가격을 10% 이상 올렸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기 전에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축적하려는 유통 채널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의 수급 균형이 회복된 덕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말 사실상 DDR4 생산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유통사들의 선구매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고정거래가격은 2024년 8월 2.05달러에서 10월 1.7달러, 12월 1.35달러까지 하락해 올해 3월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4월 들어 1.65달러로 반등하기 시작했다.고정거래가격은 메모리 업체가 고객사에 대량으로 납품하는 가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정 주기마다 고객사와 협상을 통해 가격을 결정한다.하지만 이같은 D램 가격 반등이 하반기까진 지속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의 메모리 수요 급증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기 전 선구매가 이뤄진 것으로, 하반기 수요를 미리 당겨쓴 것이란 분석이다.
D램 업체가 보유한 DDR5 재고는 2~3주에 불과하지만, 메모리 현물시장 최대 거래 업체인 에이데이타(Adata)의 현재 D램 재고(DDR5 비중 50%)는 20주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즉 실제 메모리 수요가 증가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은 투기성 수요 감소와 DDR5 증산에 따라 올해 하반기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에 개별 관세가 결정되거나 재고 보유량이 임계점을 넘을 경우, 모듈 업체들과 유통 업자들의 재고 정리에 따른 현물가격의 재하락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미 2분기 들어 PC 제조사들의 선구매 효과가 둔화하기 시작했다. AI 스마트폰도 아직 D램 탑재량 증가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5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0.4%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메모리 가격이 2분기를 거쳐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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